인생 여정(人在旅途)
춘수
어느 같은 날 밤
베를린에서
나는 두 번의
중국 작가와의 팬 미팅에 참석하였다.
런던에 살고 있는 여류 작가는
미국에 살고 있는 남자 작가보다
남긴 인상이 강렬했다.
먼저, 여류 작가의 영어 발음이 정확하고, 목소리도 낭랑하고
다음은, 바로 전의 남자 작가의 회의에서
나는 갈증이 나
주의력이 분산되었다
여류 작가의 차례가 되자
나는 이미 갈증도 덜고
화장실도 다녀왔다.
불빛 아래에서
그는 미간을 찌프리고 사회자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고생 많고 원한 깊은
할리우드 영화 속의 부정적으로 묘사한 아시아인 배역과도 같이
의혹이 풀리지 않은 듯
그가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이라도 하듯
문학제에 참석하지 않은 것처럼
긴장된 표정으로
새삼스레 그에게 묻고 싶다. 행복하세요?
아마도 이것은 일종의
특별한
형식감일 것이다.
이전의 나를 생각케 한다
노르웨이에서, 문학제에서, 무대 아래에는 한 떼의 중학생들이 보이고
연설이 끝나자
나는 새까맣게 모인 사람들을 향해
정식으로 소년 선봉대의 대례를 행했다.
주) 대례(隊禮): 중국 소년 선봉대의 거수 경례. 국민의 이익이 모든 것에 우선 한다는 뜻.
춘수(春树),1983년 북경 출생. 당대 작가, 시인. 2004년 미국《TIME》잡지 표지인물로 당선. 장편소설《北京娃娃》등 10권 출간.
翻译:Hong Jun Zhi